회의 시작 5분 만에 내 이름이 나왔다. 지난주에 보낸 제안서에서 중요한 항목이 빠졌다는 거였음. 거래처에서는 이미 수정 요청이 온 상태였다.

근데 그 항목, 처음부터 없던 게 아니었다. 내가 넣었던 걸 팀장이 빼라고 해서 뺀 거였다. 지난 회의에서 분량이 너무 길다고, 이건 굳이 없어도 된다고 했거든.

내가 조심스럽게 ‘지난번에 말씀하셔서 삭제한 부분입니다’라고 하니까 팀장이 말을 끊었다. “내가 언제 빼라고 했어. 줄이라고 했지.”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다들 노트북만 보고 있었음. 나도 기억이 확실했는데, 막상 그렇게 딱 잘라 말하니까 내가 잘못 들었나 싶더라.

“제가 기억하기로는…” 하고 다시 입을 여는데, 팀장이 이번에는 거래처 담당자 쪽을 보면서 말했다. “제가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담당자가 좀 헷갈린 것 같네요.”

진짜 얼굴이 뜨거워졌다. 반박하면 회의 분위기 망치는 사람 되고, 가만히 있으면 내 실수로 확정되는 그 기분 있잖아.

그때 옆에 앉아 있던 신입이 손을 들었다. 입사한 지 한 달 된 사람이었는데. “잠시만요. 제가 잘못 적었는지 확인해도 될까요?”

신입이 화면을 돌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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